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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추구미는 시인처럼, 포엣 코어
영화 <팬텀 스레드 (Phantom Thread)> 를 아는가. 섬세함이 극치에 다다르는 이 영화 속 주인공, 레이놀즈 우드콕 (Reynolds Woodcock) 은 매일 아침 식사 내내 무언가를 쓰고 읽는다. 털끝 하나조차 건드려선 안 될 것 같은 예민함이 물씬 풍기지만, 그 모습은 결코 날카롭지 않다. 오히려 터무니없이 부드럽고, 이상하리만큼 매혹적이다. 단정한 옷차림과 뿔테 안경, 모든 것을 꿰뚫어 볼 것 같은 눈빛까지. 그렇다. 무언가에 몰두하는 사람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핀터레스트가 선정한 2026년 패션 트렌드, 포엣 코어
그래서일까, 핀터레스트 (PINTEREST) 는 2026년 패션 트렌드 중 하나로 ‘포엣 코어 (Poet Core)’ 를 소개했다. 이름 그대로 ‘시인’처럼 입는 것. 금방이라도 노트를 꺼내 무언갈 끄적일 것 같고, 담백한 멋이 드러나는 스타일이다. 평소 ‘과하지 않되, 분위기로 먼저 시선을 끌 것’을 모토로 삼는 에디터는 이 흐름을 기꺼이 환영하며, 포엣 코어를 위한 아이템들을 골라봤다.
금방 다가올 재킷의 계절
포엣 코어의 시작은 재킷. 특히 블레이저는 시간이 흐를수록 멋이 쌓일 스웨이드, 포근한 울 등 소재마다 각기 다른 분위기를 뽐낸다. 단, 오피스룩의 블레이저보다는 위엄을 덜어내는 것을 잊지 말자. 보다 캐주얼한 무드를 원한다면 레더 재킷이나 코튼 재킷도 훌륭한 대안이다.
지적인 무드를 만드는 셔츠
지적인 무드를 끌어올리는 가장 단순한 방법. 티 하나 없이 새하얀 셔츠보다는 여러 번 세탁한 듯한 워싱 셔츠, 칼각 대신 자연스럽게 흐르는 실루엣이 포엣 코어에 어울린다. 단추를 모두 채울 필요도, 완벽히 다릴 필요도 없다. 소매를 무심히 말아 올린 채 책장을 넘길 때 가장 자연스러우니까.
시간을 입은 워싱 데님
재킷과 셔츠가 포엣 코어의 단정함을 책임진다면, 워싱 데님은 그 틈에 루즈함을 더한다. 살짝 바랜 컬러와 오래 입은 듯한 질감, 연필 자국 하나쯤 남아 있어도 자연스러울 바지. 멋을 과하게 뽐내려 들지 않는 태도가 오히려 스타일을 완성한다. 여기에 바지 밑단이 자연스럽게 해진 힐 바이트 (Heel Bite) 까지 더해진다면, 천천히 쌓아온 시간을 멋스럽게 기록할 수 있다.
지금 바로 책을 읽고 싶은 안경
포엣 코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안경. 특히, 각진 뿔테 안경은 지적인 무드를 단번에 만들어준다. 에디터 역시 스퀘어 프레임 안경을 애정하는 편. 다만 안경은 얼굴형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 아이템인 만큼, 라운드 프레임처럼 부드러운 선택지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하다.
책이 쏙 들어가는 가방
시인처럼 입었는데 손에는 스마트폰뿐이라면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다. 포엣 코어와 함께할 키워드는 ‘디지털 미니멀리즘 & 아날로그 맥시멀리즘’. 책은 기본, 연필과 노트, 필름 카메라까지 담을 수 있는 사이즈의 가방이 필요하다. 사용할수록 멋이 더해지는 레더백을 추천하지만, 관리가 부담스럽다면 스웨이드백이나 에코백, 백팩도 충분히 가능하다.
묵직한 멋을 더해줄 우디 향수
포엣 코어의 마무리는 향수로. 종이 냄새와 나무 결을 닮은 우디 향은 포엣 코어의 분위기를 길게 남긴다. 비가 내린 뒤의 흙 내음, 젖은 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향만 고집하는 에디터는 도르세 (DORSAY) 와 베뉴먼트 (VENUMENT) 를 특히 추천한다. 도르세의 ‘엠므.데.’는 우디에 스파이시한 터치를 더해 레더와 잘 어울리고, 베뉴먼트의 ‘아파트먼트’는 은은한 우디 향의 솔리드 퍼퓸이라 데일리로 사용하기에 용이하기 때문.
새해가 되면 우리는 괜스레 책을 사고, 다짐을 적고, 조금 더 단정한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포엣 코어는 그 다짐을 옷으로 번역한 스타일이다. 요란한 트렌드 대신, 읽고 쓰며 나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 2026년의 추구미가 시인인 이유다.
에디터 : 박다원 | 디자이너 : 김대균
‘트렌드/쇼핑’은 시즌 트렌드 아이템을 다양한 주제로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