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글로벌을 품고 더 확장하는 앤더슨벨의 2.0
앤더슨벨 (ANDERSSON BELL) 은 친숙한 ‘김’과 낯선 ‘앤더슨’의 만남처럼, 서로 다른 결이 충돌하며 완성되는 불완전한 아름다움에서 비롯됐다. 그 중심에는 디렉터 김도훈이 있다. 그는 서울의 일상적인 풍경과 도시가 가진 고유의 리듬 속에서 영감을 길어 올린다. 익숙함과 낯섦이 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새로운 결을 직조하며, 브랜드를 단단하면서도 자유로운 세계로 확장해 왔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김도훈 디렉터가 만드는 다르고 낯설지만 이상하게 아름다운, 그 깊고 단단한 틈을 들여다봤다.
앤더슨벨의 굳건한 뿌리
앤더슨벨 김도훈 디렉터
무신사 만나서 반갑다. 무신사 회원들에게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한다.
김도훈반갑습니다. 앤더슨벨 디렉터 김도훈입니다.
최근 25주년 서울패션위크의 시작을 장식하는 단독 쇼에서 26 SS 컬렉션 '소프트 클래시 (Soft Clash)' 을 선보였다. 덕수궁길이라는 역사적인 장소가 이번 컬렉션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데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지 궁금하다.
김도훈덕수궁 돌담길은 단순히 ‘예쁜 장소’가 아니라, 시간이 겹쳐지는 장소라고 생각했다. 왕궁의 오래된 석벽 옆으로 현대적인 도시의 흐름이 스치고, 관광객과 직장인, 청춘과 노년이 동시에 오가는… 서로 다른 결들이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충돌한다. 그 풍경이 이번 시즌 ‘소프트 클래시’가 말하는 ‘모순의 아름다움’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고 느낀다. 앤더슨벨은 늘 한국의 일상적인 장면 속에서 새로운 감성을 발견해 왔는데, 덕수궁길은 그 정서의 집약체 같은 장소다. 전통과 현대, 고요함과 활기, 계획된 것과 우연적인 것 등 모든 상반된 요소들이 ‘부딪히면서도 어울리는’ 순간. 우리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번 컬렉션의 메시지를 완성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서울패션위크 25주년의 시작에 덕수궁에서 첫 쇼를 연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였고. ‘조화롭지 않아도 괜찮다, 느끼는 대로 입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서울이라는 도시가 가진 가장 상징적인 풍경 위에 담아내고자 했다.
이번 컬렉션을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충돌의 미학을 선보였다. 론칭 초기의 앤더슨벨 미학보다 조금 더 부드러워진 느낌이 드는데, 이는 앤더슨벨이 새로운 전환점에 다가섰다고 볼 수 있을까?
김도훈앤더슨벨이 부드러워졌다기보다, 표현 방식이 조금 더 ‘성숙해졌다’ 고 말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처음 브랜드를 시작했을 때는 날것의 에너지, 젊은 호기심 같은 감정이 전면에 있었다면, 지금은 그 결이 더 자연스럽게 다듬어진 상태에 가깝다. 그렇다고 철학이 바뀐 건 아니다. 오히려 초창기부터 가지고 있던 ‘서로 다른 것들의 조화롭지 않은 조화’라는 정서는 지금 더 깊게 자리 잡았다. 이번 소프트 클래시는 강한 것과 약한 것, 거침과 섬세함이 한 사람 안에 공존하는 모습을 더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나이가 들어가고, 우리가 겪는 감정도 다양해지면서, 브랜드도 그 감정의 폭을 자연스럽게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힘을 더 세게 주는 대신, 힘을 빼는 용기가 생긴 느낌이랄까.
앤더슨벨 26 SS 룩북 이미지
컬렉션 속에 녹아 있는 '한국적인 미감'은 글로벌 활동을 거치면서 더욱 중요해진 것 같다. 앤더슨벨의 '한국적인 뿌리'는 글로벌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 있어 어떤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보는가?
김도훈앤더슨벨이 말하는 ‘한국적인 미감’은 전통적인 형태를 그대로 가져오는 방식이 아니라, 한국인의 일상과 도시의 리듬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정서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밀도 높은 도시, 빠르게 변하는 풍경, 세대와 문화가 부딪히는 독특한 요소들이 뒤섞이며 고유한 미적 언어를 만들어낸다. 나는 그 ‘도시적 한국성’이야말로 앤더슨벨이 글로벌 시장에 가장 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정체성이라고 믿는다.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에도, 앤더슨벨은 서울패션위크, 팝업 스토어 등 국내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성공을 발판 삼아, 브랜드의 뿌리인 한국 시장에서 세계관을 더욱 단단히 구축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해도 될까?
김도훈글로벌에서의 성장은 물론 중요하지만, 앤더슨벨에게 한국은 단순한 ‘출발점’이 아니라 세계관의 중심축이다. 우리는 한국에서 태어난 브랜드이고, 이 도시의 에너지, 밀도, 정서가 지금의 앤더슨벨을 만든 핵심 DNA다. 그 뿌리를 계속 다지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에 가깝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브랜드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가 더 선명해야 강한 존재감을 가진다. 모든 도시가 비슷해지는 시대에, 한국이라는 배경은 앤더슨벨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시선과 감각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서울패션위크나 국내 팝업 활동은 ‘한국 시장을 챙기기 위한 프로젝트’라기보다, 우리의 세계관을 더 단단하게 구축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게 맞다. 글로벌 활동은 가지를 넓히는 일이라면, 한국에서의 활동은 뿌리를 깊게 내리는 작업이다. 브랜드가 멀리 가려면, 뿌리가 더 단단해야 하니까.
무한한 팽창의 시작
앤더슨벨 26 SS 컬렉션을 소개하는 김도훈 디렉터
이번 26 SS 컬렉션을 가장 잘 드러내는 핵심 아이템을 고른다면 무엇인가? 이 아이템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디테일이 있다면?
김도훈남성복, 여성복 모두 포 레더로 만든 재킷. 기존의 ‘오르테가’ 라는 봄버 재킷 핏을 유지하면서도 칼라 부분은 도톰한 니트로 연결했다. 포 레더가 가지고 있는 도시적인 느낌과 니트 칼라의 포근한 느낌이 앤더슨벨이 추구하는 이질적인 것들의 아름다움, 콘트라스트를 잘 드러낸다. 무엇보다 가격도 무척 합리적이다 (웃음).
곧 무신사에서 선 발매될 제품과 내년 5월까지 이어질 다양한 라인업을 간략히 소개해주길 바란다. 무신사 회원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김도훈한국의 긴 여름 시즌을 고려해 이번 라인업에서는 티셔츠 그래픽에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나의 좌우명을 담은 일명 ‘하트 메시지 (Heart Message)’ 아트워크를 활용한 티셔츠 라인을 가장 추천하고 싶다. “Coincidence, more like destiny pre-game”이라는 문장은 내가 좋아하는 인문학적 표현으로, 한국어로 풀면 “우연은 곧 운명의 프리게임 같다” 정도의 뜻이다. 여러 우연들이 모여 결국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한다. 귀여우면서도 나의 철학이 담긴 문장을 직접 디자인에 녹여낼 수 있어 개인적으로 특별한 제품이다.
김도훈 디렉터가 언급한 일명 ‘하트 메세지’ 티셔츠 라인의 일부
2026년, 무신사에서 클락스, 크록스, 브레인데드 등 대중적이면서도 확고한 개성을 가진 브랜드와의 협업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이러한 라인업은 앤더슨벨이 새로운 고객층에게 브랜드 접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해도 될까?
김도훈맞다. 접근성을 높인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앤더슨벨의 세계관을 더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클락스, 크록스는 헤리티지와 대중의 높은 인지도를 지녔고, 브레인데드 같은 스트릿 & 컬트 브랜드는 캐릭터가 확실하기 때문에 앤더슨벨과의 충돌을 새로운 챕터로 삼았다. 그들과의 협업은 새로운 고객층을 만나기 위한 전략이면서, 동시에 앤더슨벨이 가진 이질감, 유머, 도시적 감각을 조금 더 넓은 스펙트럼에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또한 브랜드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앤더슨벨 × 브레인데드 협업 컬렉션
다양한 협업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새롭게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기대해도 좋을까?
김도훈이번 시즌에 우리가 오래 준비해온 스니커즈 라인 ‘네로 (Nero)’ 를 무신사 단독으로 공개한다. 사실 앤더슨벨에서 가장 만들고 싶었던 것이 나의 가족, 친구, 주변 사람들이 모두 신을 수 있는 신발이었다. 하지만 대중성이 높아지면 캐릭터가 흐려지고, 캐릭터가 강해지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그 애매한 균형 때문에 오랫동안 숙제로만 남아 있었다. 이번 ‘네로’는 그 근사값에 가장 가까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편안한 착화감과 개성 있는 디자인을 동시에 잡기 위해 소재는 최대한 특별하게, 가격은 최대한 합리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생산 수량을 과감하게 늘려 리테일 가격을 낮추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네로’는 나에게 가족과 친구들이 ‘진짜 신을 수 있는 신발’ 이라는 점에서 정말 큰 의미를 갖는다. ‘네로’는 결국 ‘특별해 보이고 싶지만 왠지 수줍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신발이다.
이 스니커즈 라인이 앤더슨벨의 유니크한 세계관과 대중적인 소비자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키 라인’이라고 해석해도 될까?
김도훈그렇게 봐도 좋다. ‘네로’는 앤더슨벨의 이질적인 감성과 일상에서 편하게 신을 수 있는 대중성을 가장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라인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앤더슨벨의 감성을 일상에서 가볍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앤더슨벨의 새로운 스니커즈 라인 '네로 (NERO)'
최근 국내에서 화제를 몰고 있는 ‘환승연애4’에서 앤더슨벨 티셔츠가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최근 국내 팝업 스토어는 한 달 매출 4억원을 달성했다고 들었는데, 이는 브랜드 가치를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변주가 성공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김도훈‘환승연애4’의 티셔츠 이슈나 팝업 매출은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결과가 아니라, 브랜드가 가진 언어가 소비자의 감도와 맞닿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생각한다. 최근 앤더슨벨의 변주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의미가 컸다. 우리는 처음부터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입지 않는 브랜드’가 되고 싶었다. 너무 어렵게만 가지도, 반대로 너무 가볍게 가지도 않으면서. 이번 시즌의 변주, 특히 티셔츠 같은 데일리 아이템에서 보여지는 무드는 그 균형을 조금 더 넓게 펼친 결과라고 본다. 팝업 스토어의 성과 역시 단순히 매출의 숫자보다, 국내 고객들이 앤더슨벨의 세계관을 더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다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도, 우리가 계속 한국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유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결국 앤더슨벨의 감성을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 언어’로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 온 결과가 지금의 반응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앤더슨벨의 구심점, 김도훈
인터뷰 중인 김도훈 디렉터
디렉터 김도훈은 앤더슨벨의 '개국 공신'이자 핵심 구심점으로 불린다. 앤더슨벨이 론칭 초기와 비교해 가장 크게 변화한 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도훈초기에는 ‘앤더슨벨이 어떤 브랜드인가’를 세상에 설득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썼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 질문을 뛰어넘어, ‘앤더슨벨이 어떤 감정과 세계를 만들어가는가’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가장 크게 변화한 지점은 형태보다 감도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콘셉트와 아이디어가 앞장섰다면, 지금은 그 아이디어가 실제 삶과 감정에 어떻게 닿을 수 있는지, 더 깊이 있게 고민하면서 옷을 만들고 있다. 물론 내가 디렉터로서 브랜드의 방향을 잡고 있지만, 이 변화는 나 혼자 만든 결과가 아니다. 팀이 커지고, 브랜드의 감정을 같이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앤더슨벨의 언어도 자연스럽게 더 풍성해졌다. 결국 앤더슨벨은 ‘달라진’ 게 아니라 ‘성장한’ 것에 가깝다. 초기의 날카로운 호기심 위에 밀도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앤더슨벨은 조금 더 깊고, 조금 더 따뜻하고, 조금 더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브랜드가 됐다고 생각한다.
앤더슨벨의 미학은 이질적인 것들을 나란히 둘 때 생기는 대조적인 시너지를 패션으로 해석하는 것에 기반한다고 들었다. 이러한 독특한 철학이 어떤 개인적인 경험이나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되었는지 궁금하다.
김도훈어릴 때부터 나는 ‘서로 다른 것들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풍경’에 유난히 끌렸던 것 같다. 한국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렇지 않나,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질서와 혼란, 감정과 이성이 한꺼번에 존재하는 곳. 나는 그런 이질적인 결들이 부딪히는 순간에서 묘한 아름다움을 느끼며 자랐다. 그리고 내 감정 세계도 그렇다. 나는 항상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사람이었다. 거칠지만 여린 태도, 즉흥적이지만 신중한 선택, 외향적이지만 내성적인 심리 같은 것들. 그런 모순적인 감정이 내 안에서도 계속 공존해왔고, 그게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방향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앤더슨벨의 미학은 결국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의 밀도와 충돌이 그 감각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어 완성되었다. 나는 그 이질감 속에서 ‘똑같아지려 하지 않는 아름다움’ 을 발견했고, 그 느낌을 옷으로 풀어내고 싶었다.
앤더슨벨 김도훈 디렉터
창의적인 영감을 고갈시키지 않고 지속적으로 얻는 김도훈만의 특별한 방법이나 루틴이 있다면?
김도훈나는 영감을 ‘찾으러 가는 것’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오게 두는 편이다. 일부러 무언가를 보려고 하면 시야가 더 좁아지더라. 그래서 도시를 걷거나, 음악을 듣거나, 여행 중에 사람들의 작은 제스처를 관찰하는 것처럼 아주 평범한 순간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다. 특히 혼자 여행을 많이 즐겨 한다. 해외도 좋지만 가보지 않은 국내 지방 도시를 혼자 무계획으로 가서 그곳을 그대로 부딪혀 보며 여러 군상을 겪어본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여러 생각들이 떠오르기 좋은 나만의 방법이랄까. 서울에만 있으면 한정된 곳에서 한정된 사람만 보게 되는 것 같다…
매출이나 트렌드 선도와 같은 수치적인 성공을 넘어, 디렉터 김도훈 개인에게 앤더슨벨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지향점은 무엇인가?
김도훈나에게 있어 앤더슨벨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매출이나 트렌드 리더십을 넘어, 사람들의 감정과 삶에 스며드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옷이 단순히 스타일을 만드는 도구를 넘어서, 어떤 감정의 풍경을 환기시키는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앤더슨벨이 더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더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주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한다. 그게 결국 브랜드의 지속성과 깊이를 만든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앤더슨벨이 시간이 지나도 일관된 감정과 세계관을 가진 브랜드로 남기를 바란다. 유행이 어떻게 바뀌든, 시대가 어떻게 급변하든, 앤더슨벨을 보면 ‘아, 이건 앤더슨벨의 시선이다’ 라고 느껴지는 것. 나에게는 그게 가장 큰 성공이다.
세계가 주목한 K 패션의 명가, 앤더슨벨
앤더슨벨 경복궁 플래그십 스토어 앞에 서 있는 김도훈 디렉터
최근 밀라노에 이어 상하이 우체국 박물관에서 첫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상하이를 발판 삼아 아시아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려는 앤더슨벨만의 구체적인 비전은 무엇이며,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어떤 특별한 가치를 전달하고 싶은가?
김도훈상하이 쇼는 단순한 시장 진출이 아니라, 앤더슨벨의 감성이 아시아의 에너지와 자연스럽게 만나는 순간이었다. 상하이는 전통과 미래가 부딪히는 도시이고, 그 충돌의 리듬이 우리 브랜드와 잘 맞았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비전은 더 많이 파는 것이 아니라, 앤더슨벨의 세계관을 더 깊이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아시아 소비자들은 감정의 디테일에 민감하고, 브랜드의 태도와 무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브랜드의 감정과 도시의 풍경이 교차하는 ‘경험형 프로젝트’를 계속 만들 계획이다. 앤더슨벨에게 아시아는 새로운 시장이 아니라, 우리의 감성을 가장 명확하게 이해해 줄 수 있는 확장된 집 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K-패션'은 이제 트렌드를 이끄는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앤더슨벨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떤 '뉴 웨이브'를 만들어가고 싶은가?
김도훈앤더슨벨이 거창한 흐름을 이끌어가겠다는 마음은 없다. 다만 한국의 감정과 도시의 리듬을 우리의 방식으로 더 섬세하게 풀어내면서, K-패션 안에서 또 하나의 정서적 결을 더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거대한 웨이브를 만들기 보다, 사람들에게 오래 남는 작은 떨림을 만드는 것이 앤더슨벨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중인 김도훈 디렉터
현재 앤더슨벨을 대표하는 '핵심 DNA'와 앞으로 브랜드가 새롭게 추가하고 싶은 '미래 DNA'가 있다면 무엇이며, 이를 통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고 싶은가?
김도훈앤더슨벨의 핵심 DNA는 서로 다른 결이 만나 만들어내는 이질적인 아름다움이다. 앞으로는 여기에 일상의 온도를 더하고 싶다. 브랜드가 점점 더 ‘멋있는 것’에 포커스를 두기보다 사람에게 닿는 브랜드로 진화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확장되고 있는 앤더슨벨의 새로운 세계관과 비전에 대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마디 부탁한다.
김도훈앤더슨벨은 더 멀리 확장되기보다, 더 깊은 감정으로 확장되고 싶다. 우리가 만드는 세계가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작은 여운으로 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Coincidence, more like destiny pre-game (우연은 곧 운명의 프리게임 같다).” 앤더슨벨의 김도훈 디렉터는 자신의 좌우명처럼 우연처럼 스치는 수많은 순간 속에서 불완전한 아름다움을 포착하며, 자신과 앤더슨벨의 운명을 개척해왔다. 그리고 그는 이제 우리의 하루에 불완전하지만 아름다운 ‘우연의 순간’들을 건네며 잔잔하지만 오래 남는 ‘떨림’을 나누고자 한다. 2025년의 끝자락에 선 지금, 한 해를 묵묵히 걸어온 앤더슨벨과 우리 모두에게 수고의 마음을 전하며, 다가오는 새해, 앤더슨벨이 전할 ‘우연 같은 행복’이 그들에게도, 이 글을 읽는 여러분에게도 운명처럼 찾아오길 바란다. 앤더슨벨의 세계가 더 단단하고, 더 대담하며, 더 아름답게 나아가길 응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한다.
인터뷰어 : 이혜은 | 포토그래퍼 : 이교희 | 디자이너 : 현채희 | 인터뷰이 : 김도훈
‘인터뷰’는 무신사 에디터가 만난 영향력 있는 패션 피플의 인터뷰를 다룬 콘텐츠입니다.

